템플스테이 홈페이지 한국사찰음식 홈페이지
지난호 보기
sns 공유하기

웹진 구독신청최신 웹진을 이메일로 편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불교전통문화의
빛과 정신,
뉴욕을 홀리다

글. 서현욱 사진. 하지권

미국의 심장, 뉴욕이 한국불교 전통문화의 정신과 빛에 매혹됐다. 의식주, 수행, 의례, 놀이 등 한국불교 전통문화는 역사적, 문화적, 종교적, 지역적 전통과 유산의 축적이자 한국 불자들의 삶과 정신의 총합이다. 2002 한일월드컵 전후 확장된 ‘템플스테이(Templestay)’와 ‘사찰음식’은 한국불교 전통문화의 총합을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는 ‘핫템’이다. 이 핫템이 뉴욕 맨해튼에 입성해 뉴요커들을 홀렸다.

미국 뉴욕에서 템플스테이 등을 홍보한 건 여러 차례지만, 올해는 더 각별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호스트로 나선 이번 행사는 가는 곳마다 화제를 일으켰고, 사업단이 마련한 사찰음식(비건 채식)을 만찬 주메뉴로 차려 뉴욕의 문화·관광·외교·종교계에 종사하는 수백 명의 셀럽이 맛을 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 10월 5일부터 13일까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뉴욕 맨해튼에서‘2024 한-미 전통불교문화교류’ 사업 일환으로 뉴욕 템플스테이·사찰음식 해외홍보 사업을 진행했다.



먼저, 사업단은 10월 5일 뉴욕 32번가(街) 5번 애비뉴(AV)에 ‘2024 코리안 페스티벌 홍보 부스’를 오픈했다. 뉴욕 한인타운 내 설치된 부스에는 현지인과 교포들이 온종일 북적였다.

코리안 페스티벌 홍보부스는 한국 전통문화를 한인사회의 중심인 한인타운내에서 알리면서 한국인의 위상과 자긍심을 높이고, 뉴욕의 대표 종합문화 축제에서 한국불교문화를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연등회>를 알리고 등 만들기와 염주 만들기 등을 체험케 했다. ‘한-미 불교문화교류’ 홍보물과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홍보물 1,700여 장이 배포됐다. 템플스테이 문화 체험으로 마련한 ‘염주 만들기’에 250여 명의 현지인이 참여해 홍보 부스는 북새통이었다. 여기에 사업단은 홍보 부스를 찾은 뉴요커들에게 사찰 전통 문살을 담은 손수건과 한지로 제작된 수첩, 볼펜과 그립톡 등 수백 개의 기념품을 선물해 호응을 얻었다.




뉴욕 한인타운 내 코리안 페스티벌 참여에 이어 사업단은 새로 오픈한 뉴욕 한국문화원을 한국 산사의 아름다움과 한국불교의 이미지로 가득 채웠다.
사업단은 10월 7일부터 13일까지 7일간 뉴욕한국문화원 안마당(로비)과 4층 사랑방을 한국불교 승가 공동체의 살아있는 모습으로 채웠다.
<사진 영상전-천년의 시간을 담다> 展은 20점의 실물 사진과 사찰의 각종 이미지를 담은 사진 70여 점을 영상으로 편집해 전통등(燈)과 어우러지는 공간 예술적 접근의 형식으로 진행돼 뉴욕한국문화원 1층 안마당은 그 자체가 ‘포토존’으로 변신해 방문객의 참여도를 높였다.

사진 영상전은 ‘빛이 내리는 산사의 아침’을 그려냈다. 시들지 않는 해인사 장경각 연화문의 ‘연꽃’이 활짝 피고, 백흥암 수미단의 ‘비천상’은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하고, 하늘을 나는 새 등을 화려하게 조각한 논산 쌍계사 닫집은 마치 천상의 세계가 현실에 나타난 듯했다. 불보살께 예경하고 정진하는 수행자들의 여러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1년에 한 번 문을 연다는 봉암사의 ‘감자운력’ 사진은 그 어느 사진보다 희귀했고, 통도사의 ‘발우공양’, 화엄사의 ‘안거’ 등 한국 승가 공동체의 살아있는 현재를 멀리 미국 뉴욕에 옮겨 놓았다.

뉴욕한국문화원은 전시장이자 체험장으로 그 공간을 내어줬다.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장이 마련됐다. 뉴욕 현지인들이 염주를 만들에 제 팔에 차고, 『반야심경』을 인경하고, 경전을 베껴 쓰는 사경을 체험했다. 부채와 컵받침에 우리 전통문양을 흉내 내고 오방색 등 색칠로 한국불교를 몸으로 느끼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한국불교 전통문화체험’에 만 500여 명의 현지인이 참여했다. 조계종 해외특별교구 미동부지회 소임자스님들의 도움이 컸다. 문화원 4층 ‘마루’에서는 ‘스님과 차담’이 열렸다. 뉴저지 원적사 성향 스님과 석림 스님이 사전 예약된 참가자들과 차를 마시고 한국불교와 문화에 대한 소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사찰음식 요리 체험’도 인기였다. 사찰음식 명장 정관 스님의 지도로 표고버섯조청조림, 감말랭이무침, 두부장채소겉절이, 연잎밥을 만들며 사찰음식 조리법과 철학을 가슴에 담았다.



10월 11일 뉴욕 브로드웨이의 랜드마크인 ‘고담 홀(Gotham Hall)’에서 주 뉴욕 대한민국총영사관과 공동주관 하에 ‘마음의 평안 세계의 평화’를 주제로 한 VIP 초청 만찬을 열었다. 고담 홀은 가수 엘튼 존이 콘서트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공수한 제철 재료로 만들어 낸 사찰음식은 전식, 본식, 후식으로 구성했다. 전식은 오미자와 복분자, 매실과 탄산수로 음료를, 김, 감자, 연근부각으로 다과를 제공했다. 에피타이저로 수삼튀김, 표고버섯조청조림, 방울토마토장아찌를 차리고, 차조밥, 능이버섯국, 배추김치, 감말랭이무침, 우엉잣구이, 매실장아찌, 건취나물무침 등을 본식으로 제공했다. 후식으로는 송화다식과 무화과정과, 도라지편강, 백양사 차(茶)를 내놓아 250여 명의 현지인의 입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10월 12일 오후, 새로 단장한 뉴욕한국문화원 지하 공연장 귀퉁이에 얇은 회색의 좌복이 놓였다. 좌복 앞 흰 천 위에는 7, 8가지의 식재료가 담긴 유리 종지가 자리했다. 넓은 공연장을 차지한 건 사찰음식 재료 몇 가지였다. 그것으로도 빈 곳은 충만했다. 한국 전남 장성 백양사 천진암에서 온 한 수행자, 정관 스님은 조용히 문을 열고 무대로 입장해 소리 없이 좌정했다. 수백 명 뉴요커의 이목이 쏠렸다.

정관 스님은 계절에 따른 식재료 본연의 맛이 갖는 중요성, 식재료에 집중하고 계절과 시간, 음식을 먹을 사람에게 집중하는 요리사의 마음가짐, 음식을 그릇에 담으면서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변화시키는가를 200여명의 뉴요커들에게 전달했다.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물질적 추구, 감각적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한 현대인들에게 많은 생각을 할 기회와 함께 각자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무대에서 펼쳐졌다.




문화공연도 때마다 선보였다. 10월 12일 뉴욕한국문화원 지하 공연장에서는 조계종 스님 그룹 ‘비텐스’의 공연이 열렸다. 고금 스님의 법고, 기원 스님의 플루트, 도국 스님의 태극권, 범준 스님의 보컬, 서원 스님의 작법무, 지안스님의 가야금이 때로는 독주로, 때로는 합동 연주로 공연했다. 선무도 총본산 골굴사에서 수련해 온 안치욱・최도설 법사가 선무도를 시연했고, 김수연무용가가 진도북춤으로 우리 전통춤을 소개했다. 국악 창작밴드 BOB의 보컬 이수완 씨가 민요와 창작국악으로 현지인을 매료시켰다. 공연에는 사전 예약자 외 현장 방문자들이 몰려 객석은 꽉 찼다. 비텐스 등 공연팀은 뉴욕한국문화원 외 고담 홀 VIP 만찬, 6・25 전쟁 참전 용사 위문 방문, 존 카밧진 명상 대담 공연, 원각사 창건 50주년 기념법회 등 주요 행사 때마다 공연하며 한국불교문화의 한 부분을 채웠다.

행사는 조계종 해외특별교구 뉴욕 원각사 창건 50주년 기념 대법회로 마무리되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법어를 통해 한국불교의 가치를 전 세계에 전파해 인류 치유와 평화를 위한 길에 한 걸음 다가서자며 앞으로도 원각사가 선명상 세계화를 위한 미국의 정신 기지로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화사업단과 연등회는 뉴욕 원각사 뉴욕의 한인 불자와 현지인들에게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홍보와 전통등 만들기 등의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콩가루 다식 만들기’는 뉴욕에서 접하기 힘든 색다른 경험을 나눠 눈길을 모았다.